2019 아시아 경제공동체포럼을 마치고

AECForum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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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3 11:03



  •  기호일보
  •  승인 2019.11.20
  •  10면

박제훈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
박제훈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
박제훈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

지난 11월 7∼8일 인천 쉐라톤 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됐던 제11회 아시아 경제공동체포럼(Asia Economic Community Forum)이 성황리에 종료됐다.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 확립 전망 - 한반도 평화체제와 인천의 평화도시 구축’이라는 주제하에 평화와 갈등의 기로에 서 있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기회와 위기 요인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 평화협력체제 구축을 의미하는 남북한 통합과 아시아 지역통합을 어떻게 같이 추구해야 하는지를 논의했다. 

금년에는 인천시와 인천연구원이 주도하는 서해평화포럼과 공동으로 개최됐으며 인천대에서 공동 주관기관으로 통일통합연구원, 동북아발전연구원 등이 참여해 인천대 4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개최됐다. 미국비교경제학회, 일본비교경제학회 및 중국 난카이대학 등을 비롯해 12개 국내외 기관과 학회 등이 공동 주관기관으로 참여했으며 통일부와 인천시, 인천관광공사, 인천연구원 등 5개 기관이 후원했다. 2일간 총 15개 세션에 58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개회식에서 첫 번째 기조연설을 한 김학준 전 동아일보 회장은 ‘남북한 통일문제 접근 방법의 이론적 기초에 대한 성찰’이라는 주제하에 그간 국내외에서 논의된 통일문제 이론들을 정리하고 현 상황에의 시사점을 도출하면서 좀 더 균형 있고 이론적 기반이 있는 대북정책을 주문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한반도 평화경제 시대와 인천’이라는 주제로 두 번째 기조연설을 했다. 평화와 경제가 선순환하는 한반도 평화경제 시대를 열기 위해서 평화의 길목에 서있는 현 상황을 잘 유지하고 관리해야 하며 서해평화포럼을 황해평화포럼으로 개칭해 한반도뿐만 아니라 황해를 끼는 동북아지역으로 인천 역할 확대를 강조했다. 

총회1에서 기조발표를 한 바바라 데믹 전 베이징 LA Times 지국장은 ‘미래로의 귀환: 트럼프 이후의 대북정책’이라는 제목하에 트럼프가 재선되는 것이 북핵 해결에 유리하며 재선 시 업적을 남기고 노벨상을 타기 위해서라도 북핵 해결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럼은 이틀간 여정을 마치면서 "초불확실성 시대에 통합의 리더십과 밑으로부터의 민간 이니셔티브가 절실하다"는  제목하에 3개항의 2019년 인천선언을 발표했다.      

첫째, "한반도 평화협력체제 구축을 남북한 간 양자만이 아니라 지역에서 다자간으로도 같이 추진해야 한다. 한반도에서의 새로운 체제나 질서는 동북아에서 새로운 체제와 질서가 동시에 구축될 때만 가능하다. 이를 위해 먼저 한일 경제 갈등을 풀기 위한 한일 양국 정상의 결단이 시급하다"고 주장해 당면한 한일 갈등 해소가 급선무임을 지적했다.

둘째, "동북아 중심도시를 표방해 왔고 접경지역이기도 한 인천은 서해평화포럼과 아시아경제공동체재단이 공동주최하는 아시아경제공동체포럼이 ‘인천을 아시아의 브뤼셀로’ 그리고 ‘인천을 동북아 평화 허브도시’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도록 하는 등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의 평화 구축을 선도하는 도시가 될 것이다"라고 주장해 인천의 역할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셋째, "평화와 공동체 구축 및 통합은 상대를 이해하고 자기를 낮추는 타협과 중용 및 관용 정신을 기초로 한다. 남북한 간 및 역내 국가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부 공감대 형성을 위한 대화와 소통을 지속하는 인내와 용기가 필요하다. 유럽통합의 아버지라 불리는 장 모네의 리더십과 밑으로부터의 민간 이니셔티브 강화가 긴요하다"라고 주장함으로써 위로부터의 정치 리더십과 아래로부터의 민간 이니셔티브가 합쳐져야 위기 탈출과 공동체 구축이 가능함을 지적했다.   

미중 간의 패권경쟁, 한일 간 역사 및 경제 갈등, 북핵 협상의 교착 등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초불확실성 시대로 접어들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통합의 리더십이 아쉬운 시기이다. 정치권이 해결 못할 때 포기하고 수수방관만 할 수는 없다. 쉬운 일부터 하나하나 해나가는 밑으로부터의 민간 이니셔티브에 힘을 보태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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